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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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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2. 05.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쿠라이가 문 밖을 확인하지도 않고 문고리에 체중을 실어 열었다.

“늦었네.”
“체인이라도 걸어 놔요. 누구일 줄 알고 확인도 안 하고 문을 막...”
“괜찮아. 뭐 무슨 일이라도 난다고.”

자연스럽게 문틈으로 들어온 니노미야는 인사도 전에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쿠라이는 개의치 않고 발을 물려 현관에 섰다. 신발을 벗은 니노미야가 현관에 올라서자 어깨에 팔을 올리고 꽉 끌어안았다. 덕분에 니노미야가 푹 눌러 쓰고 있던 캡모자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사쿠라이의 턱이 아프지 않게 니노미야의 어깨를 꾹 눌렀다.

“남편은?”
“응, 출장.”
“언제 오는데요?”
“내일.”
“오늘 올 수도 있는 거 아냐?”

자연스럽게 자신을 안고 있던 팔을 풀어낸 니노미야는 자켓을 벗어 식탁 의자에 걸쳐 두었다. 사쿠라이는 괜히 입고 있던 가디건을 고쳐 입었다.

“그런가... 성격이 급하긴 하지만.”
“하여튼...”

니노미야 옆에 바짝 붙어 선 사쿠라이는 웃으며 키스해줘, 라고 말했다. 현관 근처에 떨어진 캡모자를 주우러 가려다가, 니노미야는 자신을 가로막은 사쿠라이를 보면서 네에, 대답했다.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끼워넣으면서 입을 맞췄다. 양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어렴풋이 치약맛이 느껴졌다. 이로 사쿠라이의 혀를 살짝 깨물었다가, 놓아주면서 윗입술을 빨아들였다. 그 사이로 사쿠라이의 숨소리가 흘렀다. 떨어지기 전에 윗니 뒤를 약하게 누르자 사쿠라이가 작게 몸을 떨었다. 웃음이 샜다.

“보고 싶었어.”
“얼마나 못 봤다구... 나 씻을게요.”

사쿠라이를 살짝 밀어내고, 웃옷을 벗으려 양팔을 교차한 니노미야는 금세 팔이 저지당했다. 자기는 방금 씻고 나온 거 아닌가 싶어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 사쿠라이는 올라갔던 니노미야의 팔을 붙잡아 내렸다.

“싫어... 그냥.”
“그냥?”

쥔 곳에 힘을 주며 사쿠라이는 니노미야를 잡아당겼다. 영문을 몰라 잡아당기는 대로 끌려가면서도, 니노미야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하고 싶은데.”
“에?”

눈썹을 팔자로 만들며 니노미야는 대답했다. 나 방금까지 일하다 왔는데... 사쿠라이는 개의치 않고, 오히려 그걸 원했다는 듯, 니노미야가 벗으려던 상의를 직접 벗겼다.

“오늘 왜 이러시지.”
“싫음 말고.”
“아, 아니아니. 언제 싫다 그랬어요.”

힘으로 벗겨져 옷의 목 부분에 코가 쓸린 니노미야가 얼굴을 찌푸렸다가 사쿠라이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마치 삐친 어린애를 달래듯 다급히 말을 덧붙인 니노미야는 사쿠라이가 시키기 전에 가디건을 벗겼다. 뒷걸음질로 침대에 앉는 사쿠라이를 바라보다가 니노미야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침대 옆에 놓인 액자를 엎어 놓았다. 사쿠라이는 그걸 가만히 뒀다.

니노미야의 바지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가, 팔을 뒤로 해서 니노미야를 자신에게 더 가깝게 바싹 끌어당긴 사쿠라이는 벨트를 풀러내고 청바지의 지퍼만 내린 채였다. 그대로 서 있던 니노미야는 계속 하라는 듯 손을 뻗어 사쿠라이의 귓바퀴를 만졌다. 얇은 피부가 지문까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시키는 대로 사쿠라이가 혀를 내밀어 속옷을 적시려고 하자 니노미야는 사쿠라이의 귀를 만지고 있던 손에 힘을 주고 고개를 떼어냈다.

“갈아입을 거 없으니까.”

그 뒤에 올 말을 듣지 않아도 안다는 듯 사쿠라이는 약간 토라진 얼굴을 하다가 곧 손을 뻗어 속옷의 밴드를 쥐어 내렸다. 아직 빳빳하게 발기하지 않은 니노미야의 성기를 가만히 보다가 사쿠라이는 입을 열어 선단을 삼켰다. 축축하고 따끈한 구강 점막에 귀두가 닿자 니노미야는 자기도 모르게 사쿠라이의 귓불을 만지던 손에 힘을 주고 말았다. 그러자 사쿠라이는 말을 할 수 없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미안미안.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넘겨주자 사쿠라이는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턱이 좁은 탓에 사쿠라이가 빨아 줄 때는 늘 어금니 언저리에 성기가 긁혔다. 사쿠라이는 알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좀 버거우면 그만둬도 된다고 하고 싶었지만 사쿠라이가 전혀 이쪽을 바라보지 않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숨이 막혔는지 켁, 과 큽, 하는 소리 사이의 어중간한 소리가 터졌다. 엄지손가락으로 귓바퀴를 만져 주고 있던 니노미야의 손이 더 뒤로 향해서 사쿠라이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잡고 머리를 살짝 끌어당겼다.

“그만?”
“아니.”
“한 번 빼기도 전에 남편 올 것 같은데.”
“그정도는...”

니노미야는 허리를 뒤로 빼 사쿠라이의 입 안에 있던 성기를 빼내, 침으로 축축하게 젖은 끝을 사쿠라이의 입술에 비볐다. 귀두 끝이 코끝에 닿았다가 턱 밑까지 내려오는 동안 사쿠라이는 눈도 감지 않고 니노미야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마치 착하지, 라고 말하듯, 니노미야는 사쿠라이의 뒤통수를 잡은 그대로, 작게 웃어 주면서 힘을 줘 아까보다도 더 세게 사쿠라이를 잡아당겨 침대에 밀어냈다. 던지듯 놓으면서, 반대쪽 손으로는 걸리적거리는 바지와 속옷을 한번에 내려 벗어던졌다.

사쿠라이는 실내복 차림이어서 고무줄을 잡아당기기만 하면 됐다.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훈기가 느껴졌다. 손가락을 내려 회음부로 향하자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는 게 느껴져서 니노미야는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에. 벌써 젖었는데요.”
“그야...”
“설마 남의 좆 빨면서 구멍을 적시는 기혼자라거나.”
“혼자 했다고 하면?”
“그럼 좀 슬프죠... 온다고 했으니까 얌전히 기다려야지.”

말로는 슬프다, 라고 하면서 니노미야는 전혀 슬픈 얼굴이 아니었다. 왼손으로는 바지의 밴드와 속옷 고무줄을 한 번에 쥔 채로 힘을 줘 억지로 벗겨냈고, 덕분에 사쿠라이의 성기가 그것에 세게 마찰됐지만 아픈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오히려 기뻐하는 느낌이랄까. 오른손으로는 젖은 구멍을 더듬고 왼손으로는 가슴을 문질렀다.

재촉하듯 고개를 움직이자 니노미야는 탁자를 확인하다가 멈춰섰다.

“아 고무...”
“괜찮아, 없어도.”
“그렇게 급해?”
“응... 기다렸어.”
“알겠어요. 잠깐만,”
“찾지 말고...”
“네에.”
“생으로 해 줘.”
“네... 네?”
“키스해줄테니까...”

니노미야가 말로는 알았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서랍을 뒤지자 사쿠라이가 그렇게 말했다. 말하며 손을 밑으로 내려 니노미야의 성기를 쥐고 훑어내렸다. 니노미야가 찾아올 때마다 재촉하는 편이긴 했지만 오늘처럼 급하게 닦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고무 없이 생으로 해 달라는 말은 한 적도 없었고. 그렇게 부탁하는 쪽은 니노미야였으니. 

키스해준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며 니노미야는 상체를 숙여 사쿠라이에게 붙였다. 양손으로 니노미야의 뺨을 붙잡은 사쿠라이가 말했던 것처럼 키스해왔다. 처음엔 아주 다정하게.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하듯. 아랫입술을 물고 있다가 뺨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줘서 니노미야의 입을 벌린 사쿠라이가 혀로 이를 건드렸다. 송곳니를 쓰다듬자 웃음이 나왔다. 얼굴을 붙잡힌 채로 키스하다 니노미야가 입천장을 혀끝으로 살살 쓰다듬자 사쿠라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볼 안쪽을 힘껏 핥아내자 평소에 실수로 자주 씹는 부분이 흉터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코웃음이 얼굴 사이에서 울렸다. 얼굴 터지겠어요. 상체를 물리며 니노미야는 그렇게 말했다. 몸을 밑으로 내리며 유두에 입을 가져다대자 자연스레 떨어진 사쿠라이의 손이 니노미야의 볼이 아닌 머리카락을 약하게 쥐어 왔다. 잡아도 돼요, 라고 했지만 사쿠라이는 방금 전처럼 힘을 주지는 않았다. 한쪽 손을 내려 젖어 있던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사쿠라이가 말했던 건 거짓이 아닌 듯 언제나처럼 뻑뻑하지가 않았다. 충분하진 않았지만 제법 풀려 있어 바로 삽입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그 머릿속을 읽기라도 한 듯 사쿠라이가 약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ねぇ…カズくん”
“うん?”
“いっぱいして?”
“なにを?”
“知ってるでしょ?”
“言わないとわかんないよ”
“あのさ、カズくん…今日、中にして?うん?”
“ええ…”
“嫌なの?”
“そうじゃなくて、なんか今日変だなと”

그래서 생으로 해 달라고 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니노미야는 성기 끝을 구멍에 맞춰 삽입하기 시작했다. 눅진하게 감겨오는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낮은 한숨이 튀어나왔다. 천천히 삽입을 마치자 사쿠라이가 영문 모를 타이밍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시선을 밑으로 돌리자 사쿠라이의 성기에서 희멀건 체액이 조금씩 튀어나오고 있었다.

“벌써 갔어요?”
“말하지 말고...”
“그치만. 그럼 오늘 여기까지 넣어 볼까..”
“언제는 안 하는 것처럼 말하네.”

손끝으로 아랫배 어드메를 가리키자 사쿠라이는 벌써 얼굴이 벌개진 채로 타박했다. 졌다는 듯이 양손을 들어 항복 자세를 한 니노미야는 성실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랫배를 만지고 있던 손은 부지런히 움직여 사쿠라이의 젖꼭지나 겨드랑이, 팔꿈치 안쪽 등을 만져주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벅지 안쪽을 간지럽히듯이 쓰다듬으며 애무했다. 역시 평소랑은 다르게 체온이 높다고 할까. 왼쪽 허벅지 안쪽을 꽉 쥐었다가 놓자 그것에 맞춰 구멍에 힘이 들어갔다.

“아, 아앗, 잇.. 하...”
“며칠째?”
“이, 일주일.. 힉, 으응,”
“일주일도 못 참아요? 아~ 내가 남편이면. 진짜 슬플 것 같애.”
“앗.. 하아.. 카즈나리군..은, 남편도 아니잖아, 응,”

뭐 그건 그런데요. 사쿠라이의 턱끝을 살짝 깨물자 떨어지는 순간 니노미야의 팔꿈치를 붙잡아왔다. 왜요? 라고 입모양만으로 묻자, 사쿠라이는 눈을 찌푸리면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갈 것 같아, 라고 속삭였다. 아까 전 분명 한번 배출해낸 체액이 사쿠라이의 배에 떨어진 그대로였다. 그게 말라붙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 말을 하는 게 역시 이상해서. 

원래대로라면 시키는 대로 사쿠라이의 성기를 붙잡고 흔들어 줬을 테지만. 오늘은 어쩐지 잘 감겨오는 구멍이 기분 좋기도 하고 좀 더 괴롭혀 볼까 싶은 마음에 니노미야는 방금 사쿠라이가 한 말을 듣지 못한 척 추삽질로 신경을 돌렸다. 니노미야의 귀두가 결장 끝에 닿아오자 사쿠라이는 입을 다 다물지 못하고 신음을 토했다.

내가 한 말을 못 들었냐는 듯 손을 뻗어 니노미야의 팔뚝을 잡아왔지만 아까 전만큼의 힘이 실리지 않았다. 손도 대지 않았는데 사쿠라이의 성기는 아까부터 왠지 투명해지기 시작한 체액을 뱉어내며 스스로 움찔대고 있었다. 그게 회음부를 타고 흘러내려온 탓인지 질척이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만약에요, 내가 안에 싸서 애기 생기면, 그럼 어뜩하게요?”
“그럴 일 없어어... 읏, 으흣, 힉, 히이.. 익,”
“그니까. 만약에요.”
“몰라, 그런 거...”
“엄마아, 막, 이렇게 부르는 애기 생기면.”

니노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는데 그러는 동시에 고개를 가슴팍에 파묻었기 때문에 사쿠라이가 어떤 표정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아기가 젖을 빨듯 사쿠라이의 유두를 합, 하고 깨물자 사쿠라이는 다시 허벅지를 바짝 당겨 왔다. 그 사이에 끼인 니노미야가 혀를 굴리자 사쿠라이는 손을 뻗어 니노미야의 머리통을 다시 한 번 쥐어 왔다.

“너어, 앗, 아아.. 나, 남자인 거, 알면서...”
“여자였으면 시키는 대로 안 했을 거예요.”
“그게 더 나빠.. 여자였으면?”
“그렇다구요..”
“어떻게 했을 건데, 여자였으면?”
“아.. 그런 거 좀 묻지 마요...”

기분이 상한 척하며 사쿠라이의 손에서 머리를 빼내고 움직임을 좀 더 빠르게 하자 사쿠라이는 말을 멈췄다. 귀두 끝으로 문질러지는 내벽이 민감하게 바짝 달라붙어 오는 느낌. 미안해.. 화났어? 사쿠라이가 그렇게 물었는데 대답하지 않았다. 쿠츄, 하고 물소리가 방을 메웠다. 아까보다 좀 더 난폭하게 허리를 움직이자 사쿠라이는 이제 물음을 뱉을 수도 없었다. 단어가 못 되는 음절들이 입밖으로 튀어나오고 있었다. 

문득 니노미야는. 일주일 전만 해도 이 침대에서 자고 있었을 사쿠라이의 남편을 생각했다.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자기 와이프가 남자를 불러서, 자기 침대에서 섹스하고 있다는 거. 그것도 자기가 출장으로 없을 때, 교묘하게. 안전한 때도 아니고, 일이 일찍 끝나면 금방이라도 돌아올 수 있는 날에.

그런 생각을 하고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자 사쿠라이가 눈썹을 한껏 내리고 니노미야의 어깨에 손을 감아 왔다. 좋아서 하는 거지만. 좋아하니까, 부르면 오는 거지만. 물론 몸이 목적인 건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거고. 그래도 남의 배우자에게 좆을 쑤셔넣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등허리가 바짝 굳었다. 새삼스럽게.

벌리고 있던 입에서 침이 흐를 것 같았다. 먹는 거엔 별로 관심도 없는데 이 집 현관에만 오면 괜시리 입맛이 돈다. 사쿠라이가 저녁이라든가 밥을 차려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그래서인지도 모르고. 이 사람이 나를 부르지 않으면, 이런 관계 언제든 끝이고. 부른다 하더라도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면 더 진행되지도 않고...

욕심쟁이. 그렇게 생각했다. 난 말이지. 이제 당신 아니면...


“진짜 오늘 왜 이러지...”
“해 보고 싶지?”
“그런 거 아니에요... 진짜 왜 이래.”
“읏, 하, 화풀이하지 말고오... 응?”
“아니에요.. 화 안 났어요.”
“화 안 났는데, 왜, 아아, 앗, 나, 내가 만져달라고 하는, 하는데에..”
“알았어요. 이따가. 좀 참아 볼래요?”
“카즈군.. 갈 것 같아?”
“응.. 앗, 아, 아아.. 저어, 사쿠라이상..”
“응?”
“진짜 안에 싸도 돼요?”

사쿠라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니노미야는 얼굴을 좀 가깝게 한 채 추삽질에 속도를 붙였다. 귓가에 사쿠라이의 신음소리가 가깝게 들렸다. 등허리에 감긴 허벅지가 따끈따끈했다. 어쩐지 찐득하게 달라붙는 느낌. 마지막으로 성기를 찔러넣고 사정하자 허리에 바짝 붙어 있던 허벅지가 살짝 경련했다. 허리를 뒤로 물리자 아직 덜 다물린 구멍에서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 위로는 한 번도 만져 주지 않았는데도 뱉어낸 액들로 번들번들해진 사쿠라이의 성기가 있고...

이제 심술은 적당히 할까, 하는 마음에 손을 뻗어 사쿠라이의 좆을 조금 세게 움켜쥐자 그것만으로도 사쿠라이는 사정했다. 우와. 니노미야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를 냈다. 지친 듯 팔을 움직이다 확 떨어트린 사쿠라이는 니노미야에게 턱짓으로 먼저 씻으라는 듯 욕실을 가리켰다.

“아기 있었으면 나 여기 못 들어와요.”
“왜?”
“깨면?”
“다시 재우면 되지.”
“간도 크다.”
“그래. 어쩔래.”
“아니에요. 좋아서.”
“실은 나도 애가 있었다면. 널 부르진 않았을 거야.”
“그래요.”

니노미야가 먼저 샤워하고 나오자 좀 기운을 차린 듯 습기가 가득 찬 욕실로 뒤이어 들어간 사쿠라이는, 옷을 챙겨 입으며 그렇게 말하는 니노미야에게 대꾸했다. 남자랑 남자랑 결혼했는데 애가 생길 일은, 입양이라든가, 그런 거 말곤 실은 없으니까. 남편은 한 번도 아기 얘기를 한 적도 없고.

현관에 떨어졌던 캡모자를 주워 쓰는 니노미야를 보면서 사쿠라이는 주방으로 향했다.

“밥 해야 되니까 이제 가.”
“매정하다, 매정해. 아까 그렇게 보고 싶다고 했던 사람은 어딜 갔나...”

앞치마를 두르면서, 자켓을 입는 니노미야를 빤히 바라본 사쿠라이는 살짝 웃었다.

“또 부를게.”
“그래봤자 남의 와이프.”
“카즈군. 결혼 안 했음 만나 주지 않았을 거잖아?”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예요. 뭐 그런 것도 없잖아 있지만...”

배웅하려는 듯 현관으로 다가오는 사쿠라이를 바라보며 니노미야는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유부남이 아니면 안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는...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못했지만.

신발을 신는데 신발장에 나란히 놓인 운동화가 오늘따라 눈에 밟혔다. 아까 뒤집어 놓은 액자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걸 잊어버렸다. 갈게요. 조심히 가, 라는 말을 들으며 문을 닫고 나왔다. 내일 온다는 남편한테 차려주는 저녁도 아닌데. 그럼 밥 먹고 가라는 말, 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주차장으로 간 니노미야는 차 옆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올려다본 사쿠라이의 집엔 불이 켜져 있었다. 시동을 켜자 왠지 웃음이 난다. 언제까지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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